KUKJE GALLERY
Bohnchang Koo
Koo Bohnchang
Jul 7, 2006 - Jul 30, 2006
K1 Seoul
Introduction
Works
Installation Views
Artist
 

Bohnchang Koo, born in Seoul in 1953, graduated from Yonsei University and studied photography at the Hamburg School of Art and Design. Leading the “constructed photography” trend in the late 1980s, he has played a pivotal role in Korean photography, using myriad of photographic experiments to expand the realm of this art. His work can be seen as an ongoing meditation on the finiteness of existence and is presented with an acute sensitivity, often offering a minimalist oriental aesthetic.
His recent project of photographing white porcelain vessels of the Joseon Dynasty, deals with the theme of “empty space,” an important subject matter in Korean traditional art. In this series, the photograph becomes a form of meditation, the camera eye centering on the inherent beauty of natural and geometrical forms.

VESSEL
‘‘In 1989, I came across a small picture in a magazine that inspired me to take a fresh look at the beauty of Korean white porcelain ware. It was a portrait of the Anglo-Austrian ceramic artist Lucie Rie, taken in her studio by Lord Snowdon. The portrait showed Rie dressed in white, sitting next to a large white porcelain vase against an enveloping white background.
At first the vase’s immense volume and effortless form moved me, but it was its bare, naked presence, exposing its timeworn scars and sense of displacement, that made a permanent impression on me. It is 15 years since that encounter but I still remember its imposing and stoic presence- standing next to Rie not like an ornament but her lifelong partner.
I tried to retain that perspective in which that vas is more than a precious antique object but rather a soul-embodying vessel, with unlimited capacity to embrace the heart of its viewer and its potter. In photographing the white porcelain series I approached each pot in the museum display and in the archival collection cautiously, as if to discretely unveil a demure model in portraiture.’


구본창은 섬유회사를 경영하는 집안에서 자라나 연세대학교 경상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대기업에 취직했지만 조직생활이 맞지 않아 고민하던 중에 유럽에서 근무할 기회를 얻으면서 과감히 직장을 그만두고 독일 함부르크 미술대학에서 사진을 공부하게 된다. 독일에서 유학하는 동안에 그는 사진계의 최신 경향들을 접하면서 사진이라는 매체가 지닌 다양한 표현 가능성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
1985년에 귀국한 구본창은 몇 년 사이에 몰라볼 정도로 급격히 변해 버린 서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경제적 호황기를 누리며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기대감에 부풀어 한껏 들떠 있는 사회의 모습은 유럽에서 오랫동안 지내다 온 작가에게 낯설고 혼란스럽게 다가왔다. 그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는 평범한 일상들을 무차별적으로 찍은 후 외관상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장면들을 네 개씩 조합하는 새로운 형식의 사진을 만들었다. <긴 오후의 미행>(1988)이라는 제목의 이 시리즈는 시 풍경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변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작가의 심리적 불안감과 방황에 대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대상에 집착하지 않고 평범한 대상을 있는 그대로 노출시키면서도 내면의 감성을 표현하는 도구로 사진을 효과적으로 이용한다는 평가를 얻었다.
구본창은 1990년 무렵부터 유한한 삶은 지닌 생명체의 운명, 삶과 죽음의 문제를 소재로 한 작업을 주로 선보인다. 인체를 소재로 한 작업 <태초에>(1990-98)는 미싱을 받아 이은 미감광 인화지 위에 남성의 인체를 형상화한 연작으로 태어나면서부터 온갖 고통과 번민을 떠안게 되는 인간의 숙명에 대한 존재론적 고찰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95년에 일본에서 전시되었고 이 시기를 전후하여 <굿바이 파라다이스>와 <숨> 연작이 제작되었다. <굿바이 파라다이스>의 경우 두꺼운 한지 위에 인화된 나비와 곤충의 이미지들을 금속 핀으로 꽂아서 고정시켜 나무 상자에 넣거나 작은 동물의 이미지를 뢴트겐 사진처럼 만들어서 합성한 사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죽음에 직면한 부친의 모습을 지켜보고 만든 <숨> 연작에는 불로 태운 인화지를 설치하는 작업도 포함되는데 이는 우리나라 제의(祭儀)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었다. 이상과 같이 사진 외적인 기법을 도입하여 생명체의 이미지와 죽음의 분위기를 혼합한 이 작품들을 통해 구본창은 이른바 ‘만드는 사진’의 대표적인 작가로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사진의 표현영역을 확장하는데 공헌했다.
그의 작품세계는 90년대 후반의 <시간의 그림> 이후 크게 변화했다. 이전 작업에서 비교적 대상이 부각되었던 것에 반해 <시간의 그림> 이후에는 대상을 스트레이트로 포착하면서도 구체적인 형태가 드러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콘크리트 벽이나 시멘트 바닥에 미세한 먼지와 같은 세월의 흔적들이 쌓여 있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이 작품 시리즈는 간결한 형태와 평면적인 구성으로 추상에 가까운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는 존재론적 주제들이 구체적인 대상과 강렬한 이미지로 형상화되었던 이전 작업들과는 큰 대조를 이루는데, 이와 같은 변화에 대해 작가 자신은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좀더 관조적이 되고 동양화의 단순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최근의 백자 시리즈는 이러한 ‘미니멀리스트적인’ 태도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전 세계 박물관에 흩어져 있는 조선 백자를 찾아 다니면서 마치 인물 사진을 촬영하듯 찍었다고 하는 <백자> 연작은 한국 미술의 중요한 주제인 ‘빈 공간’에 대한 관심과 ‘과거의 기억과 상처’. ’세월의 흔적’에 대한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이 결합된 작품이다.

작가의 말 - 백자
"1989년 어느 책자에서 보게 된 한 장의 작은 사진은 평소에 박물관에서 무심히 보아 넘겼던 백자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준 계기가 되었다. 사진에 찍힌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도예가인 루시 리(Lucie Rie)옆에 놓여 있는 조선시대 백자를 본 순간 그 큰 볼륨감과 완만한 선에 감동하게 되었고 시간의 상처인 긁힌 흔적들과 하얀 속살 같은 표면은 머나먼 고향을 떠나 낯선 외국인의 옆에 놓여있는 백자의 서글픔을 강하게 느끼게 하였다. 그 백자는 마치 내게 다가와서 구원해 주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그 후 15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뒤에야 이 작업을 하게 되었다.
박물관의 수장고에서 혹은 유리장 속에서 숨을 죽이고 수줍은 듯 기다리는 백자들… 한사람 한 사람 인물 사진을 촬영하듯이 접근하려 하였다. 단순한 도자기 이상의 혼을 가진 그릇으로서, 우리의 마음을 담을 수 있고 만든 이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容器로서 보여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