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는 미국 출신의 작가 에론 영의 개인전 <Locals>를 개최한다. 이번 에론 영의 두 번째 개인전은 그의 주요 작품연작인 번 아웃 회화(burn-out painting: 곧 함석판에 모터사이클을 움직여 탄 바퀴자국을 낸 이미지)와 회전초 조각(tumbleweed sculpture: 마치 잡초와 같은 형상을 기하학적으로 조형화한 조각), 스포일러 조각(spoiler sculptures: 차량이 고속으로 주행 시 전복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날개를 형상화한 입체) 및 비디오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 제목 <Locals>는 지역민들 혹은 토박이들을 의미하는데, 작가는 지역의 도상, 언어, 저항적이고 반항적인 거리문화를 차용하여 폐쇄적 하위문화에 대한 암시를 지속적으로 제기한다. (“Locals Only “는 지역민들만 이용 가능하다는 의미로, 작가가 성장했던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그리 친절하지 않은 표지문구에서 인용된 것이다.) 이러한 펑크, 곧 저항을 뜻하는 정신은 특히 오토바이와 미국인들이 흔히 말하는 ‘핫로드’(Hot Rod), 곧 개조되고 조립된 자동차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통해 명확하게 드러난다. 지난 2010년 국제갤러리 개인전 당시 ‘모터사이클 번 아웃 회화’로 이미 주목을 받은바 있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카마로, 머스탱, 콜벳 등 빈티지 클래식 스포츠카의 스포일러 더미를 사용한 미니멀한 조각들을 선보임으로써 미국 내 대중적인 마초 문화에 다시금 주목한다. 벽면에 설치된 이 조각들은 흡사 도널드 저드 혹은 존 맥크라켄의 미니멀한 조각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로서 대중적 신화와 그것의 공허한 기호들에 내재되어있는 진부함을 끄집어냄과 동시에 미술사와 사물들의 물신화에 대해 암시하고 있다.
이는 미국적 정체성과 남성성이라 일컬어지는 남근중심주의적인 고정관념을 풍자한다. 작가는 남성들의 속성으로 여겨졌던 이미지들 예를 들면 고급 스포츠카, 모터사이클, 그리고 과격한 스포츠와 같이 의도적으로 마초적인 기능들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보여준다. 특히 그의 작품들은 미국의 현대미술사를 통해 제도화된 미술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미니멀한 소재와 자본주의 문화의 상투성을 유희하는 풍자적인 제목들을 차용함으로써 직접적으로 미국미술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오늘날의 미국미술을 이끌어가고 있는 새로운 세대의 작가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중요한 이슈라고 볼 수 있다.
에론 영은 자신의 작업이 ‘추상미술이면서 동시에 퍼포먼스’ 곧 행위를 함축하고 있음을 밝힌바 있는데 강렬한 작품들을 창조해내기 위해 모든 재료들에서 젊은 세대 특유의 허무주의가 표방하는 파괴적인 미학을 구사하고 있다. 이번 국제갤러리에서의 두 번째 개인전은 에론 영의 파격적이고 강렬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작품세계를 대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작가소개
197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에론 영은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뉴욕에서 거주하며 작품 활동 중이다. 에론 영은 2005년 롱아일랜드 시티에 위치한 P.S.1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2006년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전시를 가진 바 있고, 2006년 휘트니 비엔날레, 2007년 제 2회 모스크바 현대미술 비엔날레 등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에론 영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아스트룹 피언리 현대미술관, JJC 오펜하임 펀드 등 세계 유수의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